노란집 박완서
이제서야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
아치울 노란집에서 다시
들려주는 이야기
1931년 경기도 개풍군에서 태어났다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중퇴하였다 1970년 마흔이 되던
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나목>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장편소설로 <휘청거리는
오후>,<도시의 흉년>,<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그 남자네 집> 등이 있고,
소설집으로는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엄마의 말뚝>
<저문 날의 삽화>,<너무도 쓸쓸한 당신>,등이 있
으며, 산문집으로는<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어른노릇 사람노롯>,<두부>,<호미>,<못
가본길이 더 아름답다>등이 있다 한국문학작
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 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1년 1월 22일 80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잡는 풍경까지도
그립게 만드는 유머 감각 박완서, 그의
노란집에서 다시 만나는 이야기
삭정이처럼 쇠퇴해가는 노년의 몸, 그러나
마나님의 손길이 닿으면 그건 살아
있는 역사가 된다 만나님은 마치 자기만 아는
예쁜 오솔길을 걷듯이 추억을 아껴가며
영감님의 등을 정성스어게 씻긴다
물을 한번꺼에 좍좍 끼얹어도 안되고,
너무 찬물도 안된다 영감님에게 맞는 동물
은 자기만 알고 있다는 자뷔밈 때문에
마나님은 이시간이 마냥 기쁘고 행복하다
이글속 영감님과 마나님의 잉상을 행복
다다거나 복이 많다거나 하기에는 너무
안일한 표현일 것같다 그 행복은 영감님
등떠리의 지게자국이나 흘린 땀의
농도처럼 깊이를 알 수 없다 어쩌면 누추해
보일 수도 있는 노년의 삶을 때로는
쾌활한 다듬잇방망이의 휘모리장
단으로 때로으는 유장하고 슬픈 가락으로
오묘한 풍경 속에 보여준다 어머니가 애써
선택한 마나님이라는 호칭이 마땅한
존칭임을 알기에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잡는 풍경까지도 그립게 만드는 뮤어
감각과 새우젓 한점의 의미까지도
허투루 버리지 않는 철저함을 느끼고
따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박완서, 그가 살아온 ‘노란집’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숨겨진 보석 같은 소설들. 짤막한 소설들 한
편 한 편 속에 생을 다 옮겨다놓은 듯한 이야기들은
마치 작가가 옆에서 동화를 들려주는 것처럼 느낌이
생생하다. 여기에 더해진 글 사이사이의
일러스트들은 일상의 피로를 잔잔하게
어루만지면서 삶의 여유와 따스함을 전달해준다.
"내가 죽도록 현역작가이고 싶은
것은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고
노년기 또한 삶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우연히도 이 『노란집』은 고 박완서의 82회 생일을 기
리는 때에 출간되었다. 제목처럼 바로 이 ‘노란집’에
서 작가는 우리에게 수많은 사연들을 들려주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