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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나키스트의 맨발에 관한 전설

박범신 장편소설 유리

44년 박범신 문학의 새로운 절창!

"무성한 생성과 쓸쓸한 소멸이

덩어리져 흐르고 있었다

누구인들 어찌 그것에 홀리지 않겠는가

지은이 박범신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

했다 소설집<토끼와 잠수함>,<흉기>

<흰 소가 끄는 수레>,<향기로운 우물이야기>

<빈방>,장편소설<죽음보다 깊은 잠>,

<풀입처럼 눕다>,<불의나라>,<더러운책상>

<나마스테>,<촐라체>,<고산자>,<은교>

<외등>,<나의손은말굽으로 변하고>,<소금>

<주름>,<소소한풍경>,<당신> 등다수가 있고

산문집<나의사랑은 끝나지 않았다>,<힐링>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한무숙문학상,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제고향 논산으로 내려가'와초재'에 둥지를

틀고 오직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젋은 날 무엇을 찾아 그리 떠돌았었느냐고

묻진마라. 돌아보면 나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만주에서 대지국 곳곳에서 풍류국에서

텐산산맥, 티베트, 아라비아고원에서, 내가

찾아 헤매던 것을 나는 그전부터 본래부터 

그러니까 말하자면 자유를 원래 갖고 태어

났다는 걸 때닫는데 오래 걸리긴했다만

후회는 없다 그 무엇에도 소속되지 않은 세월

이었다고 느끼니까. 나부끼는 바람에게만 

오직소속되어 살았다고 할까, 어떤 필연

어떤 우연에도 속박되지 않는

너는 아직도 환한 봄꽃으로 남아있고,

우리는 여전히 너의 귀향을 기다린다

거침없이 썼다 이야기는 절로 아귀가 

맞춰졌고 문장은 손끝에서 스스로 완결되는

느낌이 들었다 자유의문에 다가서는 기분이었다

담대한 이야기의 바다

한세기에 걸친 맨발의 여정

안연 구렁이가 말하면 안녕 햇빛이좋네

유리는 어느날부터인가 말을 하지 않고도

구렁이와 말이 토아는 걸 느낄수있었다

구렁이의 혀끝만 보아도 구렁이의

말이 유리에게 들렸고 유리의 혀끝만

보아도 구렁이는 유리의 말을 알아들었다

구렁이에게 혀의 마술을 전수받는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를 죽이고 떠나온길이었다

길은 없었다 운지산을 벗어났는지

방향은 제대로 잡았는지도 알수없었다

암벽을 더듬어 올라 숲 사이로 전진했다 밤

이었다 달빛이 밝은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유리는 무단강의 지류를 따라걸없다

댓밒처럼 시리고 푸르른당이었다

살아서 가족이라고 느꼈던 이들이 이제

모두곁은 떠나고 없었다 어머니가 키워올린

나팔꽃들이 자주 꿈에 나타났다 구렁이도 보았

고 붉은 댕기도 보았고 걸식이 형도 보았다

서녘의 끝이었다

광대한 산맥과불모의 사막으로 이어

지는 실크로드변경에 한 오아시스 마을

이있었다 그 마을을 다스리던 이는 키만

해도 여덟자가 넘는 거구의 큰마님이었다

세상의 끝은 단박에 꿰뚫어 볼수있었던

그분에게도 단 하나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어느날 한 남자가 이 마을로 들어왔다

모래함정이 촘촘히 감취진 사막을 안내

인없이 살아서 건너온 유일한 사람이었다

남자에게서 바람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사람

들도 있었다

세살이 되었을때 나는 읽을 줄알았고

다섯살이 되었을때 갖가지 악기의

소리를 들었으며, 그것들의 감미와 슬

픔을 나는 온몸으로 이해했다

열세상이 되었을때 서가는 몇배로 늘

어났고 나는 말재간으로 사람들을

자쥬자재 웃기고 울릴줄알았다

마침매나는 또렷이 보았다

내가 본 그것은, 나의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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